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 고전문학 줄거리와 독서감상 정리

그레고르 잠자는 외판원 일을 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근면성실한 가장입니다.

어느 평범한 아침, 그레고르는 기상 알람소리 대신 낯선 소음에 잠이 깹니다.
눈을 뜨고 보니, 그의 몸은 예상치 못한 형태로 변해 있었습니다. 
그는 기어다니는 벌레가 되어버린 자신을 보고 충격에 휩싸입니다.

그레고르의 변신은 가족에게도 충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그 벌레가 그레고르임을 알고 그를 도와주려 노력하죠.
특히 그레고르의 여동생 그레타는 벌레로 변한 오빠의 모습에 경악하면서도 그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힘이 되어주려합니다.
그레고르는 그레타의 따뜻한 마음에 위로를 느끼며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가고자하는 희망을 놓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레고르와 가족들은 점차 그러한 희망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가족들은 이제, 집을 여관으로 바꾸기로 결정합니다. 
여동생 그레타는 손님들 앞에서 바이올린 연주를하며, 가정을 돕는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됩니다. 
그녀의 연주는 손님들에게 인기를 끌며 가족의 주요 수입원이 됩니다.
그레고르의 아버지 역시 과거의 실패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사 일을 돕고, 가족이 다시 일어설 다양한 방법을 모색합니다.

그레고르는 점차 자신의 모습이 가족에게 짐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가족의 일원이자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잃고 싶지 않아 하죠. 
방 안에 숨어 있거나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애쓰며, 가족이 자신을 괴물로 인식하지 않도록 신경 씁니다.


심지어 그는 벌레로 변한 몸에 익숙해지기 위해 움직이는 법을 연습하기도 합니다.
벽을 타고 기어오르거나 천장에 매달리는 등의 행동을 하며 자신의 새로운 신체에 적응하려고 노력하죠.

그러나 그의 노력이 무색하게 가족들은 그의 존재를 쓸모없는 짐처럼 여기기 시작합니다. 
특히 아버지는 그레고르를 벌레로 보고 격하게 공격하기도 하고, 그레타 역시 더 이상 그를 돌보지 않겠다고 선언하죠.
가족은 결국 그레고르가 자신들의 삶을 방해하는 존재라고 느끼기 시작하고, 그를 완전히 버리게 됩니다. 

그레고르는 가족의 냉대와 거부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는 더 이상 가족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방 안에서 죽음을 맞이합니다. 


가족들은 그레고르의 죽음을 확인하고 나서도 특별히 슬퍼하지 않으며, 가사도우미 할머니가 그것을 치워버리며 장면이 끝이 납니다. 
가족들은 그레고르의 죽음 이후 새로운 삶을 계획하고, 밝은 미래를 기대하며 이야기하죠.
이는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의 존재가 결국 가족들에게 하나의 짐에 불과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카프카의 『변신』은 표면적으로 인간의 가치를 경제적 능력과 생산력 같은 '쓸모'로 여기는 냉혹한 현실을 고발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레고르는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지만, 결국 쓸모를 잃고 버림받는 모습은 우리 사회의 비극적인 단면을 비추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삶의 허무함과 잔인한 현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었죠.

그러나 책을 다시 읽다 보면, 그레고르의 '변신'은 그의 개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가족 전체의 '변신'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드러납니다.


그레고르의 가족은 원래 그의 희생에 기대어 살아가던, '경제적으로 쓸모가 없는 존재들' 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더 이상 예전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각자 스스로 생계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죠. 
결과적으로 그들은 경제적으로 '쓸모있는 존재'로 변모하게 됩니다. 

그레고르는 벌레로 변해버린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가족을 위해 노력합니다.
심지어 벌레로 변해버린 당일에도 동생의 교육비를 걱정하며 출근할 길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이죠.
하지만 그는 결국, 모든 것이 헛된 것임을 깨닫고 현실에 순응하게되고, 지극히 평온한 모순적 상태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이는 그가 마지막에서야 자신의 존재가치를 진정으로 인식하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마지막 숨을 내쉬며, 그는 스스로가 살아 있을 때조차 그런 침착함과 평온함을 느낀 적이 없었다.” 
이 대목은 그레고르가 자신의 삶에서 해방되고 평화로운 상태에 도달했음을 암시합니다.


카프카의 『변신』을 이런 관점에서 들여다본다면, 
삶의 가치를 타인의 기대나 요구에 맞추지 말고, 자신의 삶을 보다 주체적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가 드러납니다. 
그레고르는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자신의 정체성과 삶을 잃어버렸고, 
벌레로 변한 후에도 가족을 위해 무언가를 해보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가족들에게도 자신에게도 불필요한 존재로 전락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타인의 기대에 얽매여 자신의 존재가치를 '경제적 쓸모'에만 두는 삶의 무의미함을 경고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레고르의 마지막이 평온한 이유도, 더 이상 남을 위한 희생에 매달리지 않고 해방된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겠죠.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타고난 재능이 있고, 그 능력을 발휘하며 사는 일이 즐겁고, 그것으로 경제적인 문제까지 해결된다면 얼마나 이상적일까...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특출난 재능을 갖고있지 않고, 내가 되고자 하는 꿈조차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생계와 생존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숙명을 타고난 존재들입니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꼭 하고싶은 일은 아닐지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그 일을 통해 작게나마 내가 원하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야말로 현명한 삶이 아닐까...
그 즐거움이 한 끼 식사에 곁들이는 진한 술 한 잔이든, 책 한권과 차 한잔이 어우러진 지극히 소박한 것이라 할지라도 말이죠. 

어쩌면, 행복은 그렇게 거창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살면서 누리는 지극히 작은 기쁨의 그 순간들이, 곧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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