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 센터와 신재생 에너지 확대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으로 전력망 투자가 새로운 성장 사이클에 진입했으며, 특히 HVDC(고전압 직류 송전) 기술이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1. 전력 수요의 구조적 증가와 새로운 '에너지 고속도로'
과거 경부고속도로(1970년대)와 인터넷 고속도로(2000년대)가 대한민국의 산업 지형을 바꿨듯, 이제 세 번째 고속도로인 '에너지 고속도로'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 수요 증가 원인: 유럽에서는 지난 15년간 전력 수요가 감소했지만, 이제는 데이터 센터, 에어컨 보급률 증가 등으로 연평균 1.5~2%씩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서남해안 지역에서 생산된 대규모 신재생 에너지를 수도권으로 보내야 하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 전력망 투자 필요성: 유럽은 노후화된 전력망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며, 이는 국내외적으로 전력 기기 산업에 큰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소스는 만약 전력 기기 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한다면 이를 투자 기회로 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 데이터 센터: 특히 AI 데이터 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며, 이는 전력 인프라 투자를 가속하는 핵심 요인입니다. LS일렉트릭은 미국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 센터에 배전 솔루션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2. 신재생 에너지의 불안정성과 HVDC의 부상
전력 인프라 투자의 또 다른 핵심 동력은 신재생 에너지의 특성에서 비롯됩니다.
• 신재생 에너지의 단점: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불안정하며, 전력 공급이 갑자기 중단될 경우 대규모 정전(셧다운)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는 터빈의 관성으로 전력 공급 중단 시에도 일정 시간 버텨주는 화석연료나 원자력 발전과 다른 점입니다. 스페인의 정전 사태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 해결책: 이러한 불안정성을 보완하기 위해 원전, LNG 발전과 같은 백업 설비가 필수적이며, 이 세 가지가 '삼각축'을 이뤄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합니다. 이로 인해 GNC에너지와 같은 비상 발전기 업체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 HVDC의 필요성: 대규모 신재생 에너지를 장거리로 보낼 때의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HVDC(고전압 직류 송전) 기술이 핵심으로 꼽힙니다.
3. 핵심 기술: HVDC (고전압 직류 송전)
HVDC는 기존의 교류(AC) 방식에 비해 장거리 송전에서 압도적인 효율성을 보입니다.
• 높은 효율성: 교류 대비 전력 손실이 30~50% 낮습니다.
• 공간 및 비용 효율성: 같은 용량(1,850MW)의 전력을 보낼 때, 교류 송전탑보다 직류(HVDC) 송전탑의 크기가 훨씬 작습니다. 반대로 같은 크기의 송전탑이라면 HVDC는 교류보다 3배 많은 전력(5,550MW)을 보낼 수 있습니다. 이는 비용과 공간 활용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임을 의미합니다.
• 글로벌 트렌드: 유럽 역시 영국 내셔널 그리드 프로젝트 등에서 HVDC 케이블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이 사업의 우선 공급자로 LS전선과 대한전선이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4. 관련 산업 및 기업 동향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케이블 제조사를 비롯한 관련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 해저 케이블과 턴키(Turn-key) 사업: 해상풍력 단지나 국가 간 전력망을 연결하기 위해 해저 케이블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전선 회사가 단순히 케이블만 공급하는 것을 넘어, 매설 및 설치까지 총괄하는 '턴키' 방식으로 사업을 수주하며 수익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 포설선(CLV)의 중요성: 해저 케이블 설치를 위해서는 CLV(해저 전력 케이블 설치선)라는 특수 선박이 필요합니다. 고사양 CLV는 전 세계적으로 10여 척에 불과하고 한 척당 가격이 3,000억 원을 넘을 정도로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LS마린솔루션이 이 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주요 기업:
◦ LS전선, 대한전선: HVDC와 해저 케이블 시장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 LS일렉트릭: 데이터 센터에 들어가는 배전 솔루션 등에서 경쟁력을 보이며 미국 시장에서 수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 GNC에너지: 데이터 센터나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 필수적인 비상 발전기를 공급하는 업체로, 최근 필리핀에서도 수주 성과를 냈습니다.